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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박현욱

 
 아내가 결혼했다. 이게 모두다. 나는 그녀의 친구가 아니다. 친정 식구도 아니다. 전 남편도 아니다. 그녀의 엄연한 현재 남편이다. 정말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녀 역시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 인생은 엉망이 되었다.

 축구, 라는 공통 분모가 있는 아내와 남편. 서울역에서 사고 그 자리에서 다 읽어 버린 뒤 남는 생각은 축구를 좋아한다면 좀 더 재밌게 볼 수 있겠네, 였다. 그래. 그저 그 뿐.

 그리고 집에 내려와서- 뒹굴거리다 생각해보았다. '아내'는 덜 자란 사람일 것이라고. 두 집 살림을 무리없이 해 나가며 돌상도, 명절도 두 번씩 쇠는 슈퍼우먼 같은 그녀에게 무슨 말이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선택이라는 것을 할 줄 모른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해야 되는 선택. 가지 않은 길이 아무리 아름다워보여도 그것은 이미 내가 놓아버린 것. 그래서 내 것이 될 수는 없는 것. 그러나 '아내'는 둘 다 잡고 놓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 그래서 당신과 결혼했어. 지금도 당신을 사랑해. 당신과의 결혼을 깨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어. 그리고 또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해. 그래서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게 전부야."

 나는 아직 그녀를 어떻게 이해해야 될 지 모르겠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다면 알 수 있을까. 아니, 영영 이대로 끝나게 될까.

by 玄月 | 2006/10/03 11:00 | 행복한 독서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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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6/10/05 03: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玄月 at 2006/10/07 12:25
남편이 셋이서 사는 건 싫다고 그래-_-; 결국 뭐라더라. 일처다부제의 형태, 그러니까 폴리아모스였던가. 그런 상태로 끝나게 되지. 담에 겨울 방학 때 내려가면 빌려줄게.

그나저나- 연휴는 잘 보내고 있나, 라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왜 시간대가 저런겨;;
Commented by ankan at 2006/10/11 13:32
냐하하하 -▽- 예리한 린-ㅋ
Commented by 玄月 at 2006/10/11 18:44
우리 인간답게 살자-_ㅠ 어제 완전 밤 샜더니 몸이 내 몸이 아냐;; 떨어진 줄 알았던 감기도 재발하구-ㅅ- 여튼, 감기 조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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