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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마키아벨리

 
1. 들어가면서
 1513년, 세상의 빛을 본 한 권의 책이 얼마 뒤 메디치가에 헌상된다. 그 당시 메디치가의 수장인 로렌초 데 메디치가 이 책을 봤는지는 불확실하다. 다시금 저자가 잊혀진 것으로 보아 최고 권력자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한 듯하다. 20여년 뒤 저자가 죽고 나서야 출판된 이 책은 그 때까지 강조됐던 기독교적인 덕과 달리 남성다움, 용맹스러움 등을 중시한 내용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는다. 결국 1559년 교황은 이 책을 교황청의 금서 목록에 올린다. 그렇다. 바로 이 책은 <군주론>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정치영역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역설했다는 점에서 흔히 근대 정치사상의 출발점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마키아벨리즘을 생각해보자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명제는 과연 근대 정치의 토대라 할 수 있는가. 만약, 그게 아니라면 <군주론>은 왜 고전으로 남아있는가.

2. 시대 배경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에서 주권적 영토 국가의 출현을 중심으로 한 최초의 근대적 국가 체제가 형성되었던 때이다. 15세기 중반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때와 다른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1494년 이후 강력한 군주 개인의 이해관계와 변덕, 강대국간 힘의 충돌이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의 생존과 직결되었던 이 시기를 그는 다음과 같이 인식하고 있다. '이탈리아 인들은 이스라엘 인들보다 더 예속되어 있고, 페르시아 인들보다 더 억압받고 있으며, 아테네 인들보다 더 지리멸렬해 있는데다가 인정받는 지도자도 없고, 질서나 안정도 없으며, 짓밟히고, 약탈당하고, 갈기갈기 찢기고, 유린당한, 한 마디로 완전히 황폐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일차적인 관심은 강력한 군주를 통해 도시국가를 지켜내고 나아가 외세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외부의 군사적 침공에 대응하는 영웅적 개인, 즉 군주의 출현을 갈구하는 <군주론> 속의 외침은 이와 같은 상황을 이해할 때 보다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와닿게 된다. 이후 19세기까지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합스부르크의 지배하에 놓인 이탈리아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3. 마키아벨리와 <군주론>
 <군주론>에서 우선 그는 군주국의 종류와 그 성립과정을 밝히고 있다.(1~11장) 이후 군대의 종류와 군주의 군사에 대한 처신을 말하며(12~14장), 군주의 덕-군주가 갖추어야 할 태도를 논하고 있다.(15~19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군주에게 몇 가지 구체적인 조언을 하는 것으로 책을 끝맺는다.(20~26장)
 특히 이 내용들에서 인간에 대한 그의 통찰은 빛을 발한다. '인간들이란 다정하게 안아주거나 아니면 아주 짓밟아 뭉개버려야 한다.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고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도 못 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어버이의 죽음은 쉽게 잊어도 재산의 상실은 좀처럼 잊지 못한다.' '인간은 매우 단순하고 목전의 필요에 따라 쉽게 움직인다.' '인간은 결과에만 주목한다. 사람은 외양과 결과에 감명받는다.' 등등. 기존의 관습에서는 규범과 가치를 중시하며 도덕적으로 올바른 삶을 살도록 하는 기제가 작동했다. 우리 역시도 그러하다. 착한 아이=말 잘 듣는 아이라고 하며 순종적으로 살기를 원하지 않는지. 어떤 인간을 그린다는 것은 '원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마키아벨리가 열거해 놓은 인간에는 그런 게 없었다. 현실에 나타나는 모습을 그저 그려냈을 뿐이다. 따라서 그는 수많은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4. fortuna와 virtu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인간은 운명을 피할 수 없으나, 자유의지로써 활동의 절반 가량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이 운명, 즉 포르투나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중세의 기독교적 세계관 아래서 인간은 포르투나에 종속되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는 인간이 운명에 종속되기는 하지만 '어떤 부류의 인간들'은 운명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고 본다. 이들은 비르투를 가지고 있다. 능란함과 유연성, 과단성 등의 특징을 가진 비르투는 특히 공공의 영역에서 빛을 발한다. 이를 가진 군주는 운명의 타격을 견디고 신의 은총을 이끌게 하며 국가를 위한 안보를 얻음으로써 높은 명예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비르투는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악덕이라고 불리는 것도 상황에 따라서는 유용할 수 있으므로 '군주는 필요하면 부도덕하게 행동할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하며 '여우와 사자의 기질을 모방해야 한다.' 이 때문에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그래서 군주가 자신의 나라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마키아벨리즘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또한 '외양'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권력의 유지에 필수적인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능숙한 위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적인 윤리 규범이 적용되기 힘든 정치 상황의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동시에 비르투에 있어 최소한의 선을 요구하는 게 아닐지.
 마키아벨리에게 있어서 이러한 비르투가 중시되는 것은 긴박한 현실의 필연성 때문이다. 이것을 한 개인의 윤리 차원으로 애써 축소시키는 것, 그리하여 이제껏 그에게 쏟아졌던 많은 비난을 되풀이하는 것은 다시금 정치학을 윤리의 틀로 재단하려는 것이 될 것이다. (아, 이 '것'의 난무는 어찌할 '것'이냐_-_)

5. 나오면서
 처음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으로 <군주론>을 대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며, 보다 1차자료에 가까운 것을 읽는다는 게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어떤 오해를 여태 하고 있을지.
 차분히 책을 읽어가다 보니 마키아벨리가 어떤 국가를 이상으로 삼았는지를 알 것 같았다. 공화국을 평생 꿈꾸던 공화주의자. 하지만 그의 이상은 결국 실현되지 않았고- 수많은 오명을 뒤집어쓴 채 여기까지 온 그. 현실 정치가들이 골프를 치러 다니는 대신 한 번만이라도 <군주론> 정독을 하면 어떨까 하는 소망을 품어본다. 최소한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모습이 될텐데.

- 2007년도 1학기. 서양사강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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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놔-_ㅠ 맨날 이따위야;; 영어 번역 마치고 글쓰려는데 느무느무 피곤해서 2시간만 자자, 라고 했는데 일어나니 일곱시 반_-_ 씻고 일찌감치 나와서 쓰는데 그래도 이상하게 눈은 감기고, 배는 고프고, 마음은 급하고 해서 이런 글을 내고야 말았다. 언제 나온 과젠데 맨날 미루다가 이러고 있는지(긁적) 들어가면서랑 나오면서 분위기가 너무 다르잖아 이거 어쩔거야ㅠ_ㅠ 아니, 뭐 그렇다고 담에도 안 이러라는 보장은 없지만-_-a

ps. 수기(手記)였습니다-_- 나름 힘들었다구요. 점심시간에 밥도 못먹고 과방에서 초날림으로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는 "놓고 와서 집에 갔다오느라 늦었습니다."라고 했지요(먼 산)

by 玄月 | 2007/04/13 23:25 | 행복한 독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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