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0일
호모 부커스 / 이권우
시험을 끝내고 돌아와서, 미뤄둔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얼음집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요 녀석 때문이죠. 어느새 렛츠리뷰 쪽에서 비밀덧글도 달아두었더군요(…) 책을 받은 게 보름도 더 지난 일이니 그럴 수밖에요. 왠지 좀 민망합니다만, 음, 여튼 그린비의 '달인 시리즈'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첫 권이었던 <호모 쿵푸스>가 좋아하는 작가 고미숙씨의 책이었거든요. (조만간 이 시리즈 책 한 권을 더 낼 거라네요. 그것도 기대가 됩니다) 사실 도서평론가라는 지은이의 이름은 낯설었지만 그린비에 대한 기대로, 그리고 '책'이라는 주제가 들려줄 또 다른 이야기가 기대되어서 냉큼 신청하게 되었답니다.

그렇지만 '국어교육과'를 '국어국문학과'로 적어 보내서 좀 마음 아팠어요.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먼저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풀어놓고 있었지요. 김용석씨와의 이야기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부분이 제게도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냥 놔두어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악한 것이고, 애를 써서 해야 겨우 이루어지는 것은 선한 것이라 할 때- 시간을 내야 되고, 무슨 말인지 꼼꼼하게 따져 보아야 되며, 때로는 자신의 세계관과 정면으로 대치하기도 하는 책읽기, 그 책읽기의 괴로움을 돌아보면 '책읽기는 선한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는 말 말입니다. 재밌는 것이 너무도 많은 이 시대, 굳이 책을 찾아 읽는 사람들을 위안해준다고나 할까요^^;
그렇지만 앞 부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고통을 공감하는 상상력'이었습니다. 저자는 "왜 이 시대에도 여전히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공감하고 함께하려고 이끄는 책'이 좋은 책이라며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는 힘을 키우려'고, 답하고 있습니다. 함께 실려있던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표지를 볼 때의 그 느낌. 차마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었더랬죠. 천천히 읽기의 미학은 여기서 빛을 발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남은 부분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지요. 재미를 위한 책읽기도 너그러이 보는 작가가 <삼국지>를 읽지 마라고 하는 건 좀 우스웠지만 - 물론 <삼국지>가 가당찮게 '논술 교재'로 많이 팔리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 중심이었지만 말예요. 어렸을 적 기억 한 가닥을 <삼국지>에 두고 있는 사람으로 그런 얘기를 들으니 섭섭했달까요. - 나머지 얘기는 새겨 들을만한 구석이 있었지요. 천천히 읽기를 강조한다든가, 깊이 읽기와 겹쳐 읽기를 강조한다든가요. 사실 후자는 딱히 얘기를 하지 않아도 이른바 '책벌레'라면 한번씩 경험해보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를테면 한 때 김탁환에 빠져있을 때 보이는 족족 책을 다 사모았던 기억이나, 혹은 <식민지의 적자들>이라는 책 한 권으로 개화기를 다룬 소설과 역사책들, 게다가 문학 비평서들까지 읽어제꼈던 기억들 말입니다. 이와 더불어 '각주와 이크의 책읽기'도 흥미로웠고요. 각주를 통해 더 넓고 깊게 책을, 그리고 작가를 이해하는 읽기. '이크'라는 감탄사로 대표되는 더 높은 수준의 읽기. 그야말로 '행복한 책읽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었지요.
끝에서는 독후감과 독서 교육, 쓰기 위한 읽기에 대한 글들이 이어졌습니다. 저 역시 학교 현장으로 나갈 거지만 - 더 정확하게는 그렇게 되기를 기원하지만 - 아마 현직에 있으신 분들이 보면 경험과 연결지어서 더 깊은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읽고 토론하고 쓰기'라는 대전제에는 공감하지만,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꽤 이견이 보이더군요. 지금은 또 차 시간에 쫓기다보니 이번 주 중으로 다시 트랙백(…)을 걸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라지만- 부피가 가져다주는 무게감은 이길 수 없지 않을까요:)
# by | 2008/11/10 12:01 | 행복한 독서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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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주의 과제는 또 나왔군-_- 자체적으로 한달 쯤 늦게 냈던 생각이 새록새록. 바흐친이 재밌지. 무려 프린트를 나눠주시는 수업이란다ㅋ